장소 : 명동성당 성모동산
일시 : 2012년 4월27~29일 출발시간:20:00
코스 : 222km (울트라-3회완주)
기록 : 39시간 : 52분
배번 : 8102
먼저 달릴 수 있게 대회를 주최해주신 분들과 자원봉사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달린 많은 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성지순례대회를 참가하기위해
보름전에 청남대 100킬로를 달렸고 일주일전에는 춘천에서 풀코스를
연달아 달리며 나름 착실히 연습을 했습니다
100킬로야 뭐 그럭저럭 달리겠지만 222킬로는 심히 부담스러운 거리가 틀림없는
사실이죠 또한 길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불안감까지 더해지니
접수신청한게 옳은 판단인지 잠시 생각해봅니다
경험해 보지 못한 그 어떤 막연한 두려움과 한없이 긴 거리의 부담감들이
대회 일주일 전부터 계속 머릿속을 빙빙돕니다
어쨋거나 대회 날은 다가왔고 이제와서 되돌리기도 힘든 일이 되버렸으니
천상 달려야죠.
모임 장소는 명동성당...
대회 2시간 전에와서 너무 빠른가 했는데 이미 많은 분들이 오셨네요
잠시 놀랬습니다
대회때 얼굴 뵌분들도 몇몇 계시고 아는 분들과도 인사를 나누며
긴장감을 조금씩 누그러뜨립니다
몸을 풀고 이제 대장정의 시작을 해야합니다
부상없이 완주만 하자고 마음 다잡고 앞사람들을 따라 갑니다 그런데
초반부터 설사 나올 사람처럼 왜케 빨리들 가시는지 길모르는
저같은 사람들은 따라가느라 숨이 꼴딱넘어갑니다
지하차도를 건너 인도를 달리고 횡단보도를 가로지르면서
복잡한 인파를 벗어나 달리기 좋은 한강코스로 접어듭니다
초반이라 여유 있어서인지 옆의 일행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앞으로 겪을 여정에대한 궁금증도 물어보고
좋은 이야기도 듣습니다
그럭저럭 풀코스 거리는 왔습니다
수리산...
그곳에서 떡을 받아들고 사진한방 박으래서 한방박고
험한 산길을 준비합니다
떡을 받을까 말까 망설였습니다 먹으면 체할거 같고 안받으면
나중에 허기질거 같고 고민하다 일단 한두입 베어 물었는데
넘어가질 않습니다 한입만 떼먹었으니 반납할게요...할 수도 없어
가방에 챙겨넣고 산길을 씩씩 거리며 오릅니다
지금까지 달리면서 험한 언덕은 경험해봤지만 진짜 산을 올라본적은 없습니다
포장된 도로만 달려봤지 이런 돌뿌리 산을 언제 달리면서 와봤던가...
풀코스 거리를 달리고 산을 오르는데 앞사람들은 자꾸 멀어져 갑니다
산속에서 길잃어버리면 어쩌나 걱정이 들어 있는 힘을 다해 쫒아가는데도
벌써 시야에서 불빛은 사라졌습니다 뒤돌아봐도 불빛은 없고
홀로 산속을 가노라니 어느샌가 많은 분들이 제앞을 쑥~ 지나갑니다
제겐 험한 산의 언덕보다 내리막이 더 문제인거같습니다
내리막이라 속도를 내다보면 자칫 발목이나 무릎이 망가질거 같은데
다들 신속하게 하산하는 모습에 과연 성지순례대회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칭 첫번째 관문이라 할 수있는 수리산을 무사히 넘어와서 또다시 달립니다
두번째는 청계산이란 (돌이켜보면 제일 힘들었던) 놈과 만납니다
힘이 많이 빠진 상태에서 경사도도 수리산보다 높은거 같고
제법 거리가 있어 투덜투덜거리며 한쪽 무릎을 올릴때마다 양손을
무릎에 포개며 나름 힘을 덜 들인다고는 하지만 힘들긴 마찬가지입니다
청계산을 오르면서 희붐하게 동이 터오는걸 느낍니다
저 언덕을 오르면 정상이겠지 생각하고 오르면 잠시 내리막이 나오는가 싶더니
또 언덕..ㅠ
징글징글한 산을 다 오르니 성지근처에서 인증샷 한방 찍으래서 또 한방박고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앞사람 놓칠까봐 무리하게 내려간게 화근이었습니다
내 페이스보다 조금 빠른 하산길에 발목에 조금 무리가 온거같습니다
청계산을 완전히 벗어나니 같이 달리던 일행의 모습은 전혀 시야에 안잡힙니다
홀로 길을 찾으며 앞사람의 행적을 쫒아가노라니 저~멀리 몇몇이 달립니다
그 무리에 속하려 안간힘을 쓰며 달려가니 어디서 나들이를 오셨는지
아니면 제가 불쌍해 보였는지 친절하게도 커피를 주십니다 응원도 해주시고
평소엔 안마시는 커피지만 감사한 마음에 달게 마시며 앞사람을 쫒아갑니다
그때 가방속에 떡이 새삼 무거워 먹어버릴까 고민하다
그냥 버리기로 작정하고 "죄송합니다"고 외치며 버렸습니다
못먹고 굶는 사람도 많거니와 나또한 굶고 자란 기억이 있기때문에
음식 버리는걸 극히 싫어하지만 그때는 그게 최선의 방법같았습니다
떡과 장갑 기타 나부랭이들을 정리하고 가방을 다시매니 진짜
무게가 절반으로 줄어들어 날아갈거같은 느낌입니다
부지런히 달려 드디어 일행속에 합류합니다
이제 좀더 달리면 세번째 난관이자 밥나오는곳인 남한산성입니다
군대있을때 사고치면 남한산성간다는 말을 듣곤했는데
말로만 듣던 그 사고친 자들이 있는 그곳을 향하는데 날은 덥고 인파들은 북적거리고
언덕은 왜이렇게 높은지 먼곳을 보면 아득해져 그냥 바닥만보며
오릅니다 지치긴 했지만 이제 곧 밥을 먹는다 생각하니 아주 쬐끔 힘이 납니다
그리고 얼마가니 진짜 밥나오는 곳이 나옵니다 출발전에 자봉하시는
사모님께서 내일 밥먹으러 오라고 하셨는데 저를 알아보시더군요
인사를 드리고 밥을 먹습니다
그리고 천막에선 시각장애인이기도하고 달림이이기도한 그분들이
맛사지 봉사를 하러 오셔서 덕분에 아주 호사를 누렸습니다
땀으로 더러워지고 냄새나는 몸을 만지게 해서 참 죄송스럽고 민망했지만
웃으며 괜찮다는 말씀에 그들에게 몸을 맡기며 피로를 풀고 한시간을 쉬었습니다
다시 출발하는데 발목상태가 좋질 않아 그때부터 붕대를 감고 달립니다
계속된 내리막이지만 발목이 아파 평지보다 더 천천히 달리며
갈때까지 가보자 어차피 222킬로는 완주못해도 100킬로 이상은 왔으니
아쉬움은 없고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오히려 홀가분해졌습니다
같이 달리는 일행중에 염태경님께서
제 몸상태가 걱정이 되시는지 진통제를 먹어보는게 어떻겠냐고 하시는데
약을 잘 먹지않는 저는 처음에는 그냥 달려보겠노라 말하고 달렸습니다
몸이 지쳐 잠시 쉬면 어느정도 회복이라도 되는데 이런 통증은 쉰다고
회복이 안될뿐더러 오히려 달릴 수록 악화가 되어
참기 힘들어 그럼 약있으면 약좀 달랬더니 진통제 2알이랑 다른 약 2알
총 4알을 한번에 먹는데..
과연 이런 약 나부랭이가 효과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약을 먹고 한 20분여를 달리는데 아니 이런
통증이 사라졌습니다..ㅋㅋㅋㅋ
이 무슨 마법입니까
절룩거리며 달리는 반 환자가 멀쩡하게 바른자세로 달리다니요,,,
신통해 죽을지경입니다 어쨋든 약을 먹고 통증도 없어지니
다시 신나게 달립니다~
좀만 더가면 천진암이 나오고 앵자봉이란곳이 나온답니다
앵자봉 이녀석 이름이 제법 귀엽다는 느낌이 듭니다
천진암에서 밥을먹고 발에잡힌 물집을 터트리며 이번대회의 4대 난관중에 마지막인
귀여운 앵자봉을 남겨두고 터덜터덜 걸어갑니다
완주후에 느낀거지만 앵자봉은 난이도가 가장 낮은거같습니다 가파른 언덕보다는
긴 등산로같은 느낌...앵자봉정상에 오르니 바람이 상쾌하게 불고
산아래 펼쳐진 풍경이 눈에 들어오며 오른쪽으로는 양평 왼편으론 여주라고 써있습니다
여주쪽으로 내려갑니다
산을 거의다 내려올 쯤에 해가 늬엿늬엿 넘어가고 있습니다
출발한지 거의 24시간 지난거 같습니다
산밑에 계곡을 건너 근처 식당에서 칼국수를 사먹고 다시
남은 거리를 향합니다 이제는 험한 난코스는 모두 물리쳤고
앞으로는 거의 평지라는 전년도 참가자의 말에 왜이렇게 신나던지...
멀어도 좋으니 제발 산만 넘지 않았으면....
그런데 평지라도 약기운이 다했는지 잠깐 앉아서 쉬면 발목이 다시 아파
염태경님께 또 진통제 구걸을 하며 2알먹고 약기운이 빨리 오길 바랬지만
처음먹었을때의 마법은 없었고 통증이 가시질 않습니다
한 30분이 지났을때야 비로소 그 마법이 찾아옵니다
성지에서 떡과 건포도 물보충도 하고 (이번에는 떡은 먹고 건포도는 가방에 챙겨넣었습니다)
앞 코스의 이야기를 들으니
예전에는 철길이었는데 지금은 자전거길이라고 대략 20키로 정도 되며
거의 평지라는 말에 안도감을 느낌니다
그 밤중에 자전거타는 인파는 없어 성지순례자들의 독차지로 4열 3열 자유분방하게
활개치고 달립니다 그런데 험한 산길을 다 이겨내서인지
평지라 밋밋하고 지루하고 졸립습니다
얼마나 졸린지 어떤이는 길가의 벤치에서 눕기도 하네요
자전거길을 달리는 중에 옆의 이순기님께서 울트라 마라톤을 하려면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지금까지 대충대충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대회를 참가하곤 했는데
절대 가볍게 넘길 말이 아니어서 약간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잘 달리는 이유가 철저한 분석과 경험을 토대로하는 정보
응급시의 대비책 모든게 철저해야 부상없이 완주하는데
그런거 전혀 생각지도 않고 길 잃어버릴까하는 걱정만 한게
제가 생각해도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많은 것을 느낀 대회인거 같습니다
쓴소리의 불쾌함이 아니라 깨닫지 못한 자각에서 오는 뒤늦은 반성...
지루하고 졸린 자전거 길을 지나 미사리를 지나고
한강변으로 접어듭니다
한강변은 제가 풀코스 달릴때 자주 달린 코스이고 나름 알고 있는 코스라
안도감과 반가움이 듭니다 제 기억으론 작년 소아암대회때
성지순례자들을 본적이 있습니다
오늘도 한강에서는 서울고등학교 동문 마라톤과 과천마라톤(전년도 연대별시상자)
이 있나봅니다 몇몇사람들은 우리 순례자들을 응원하시고 음료도 주시니
힘이 납니다 역시 응원과 격려는 지친몸에 특효약이 맞는거 같습니다
잠수교를 건널때는 바람이 어찌나 시원한지 돗자리 깔고 잠이나 한판 시원하게 잤으면
하는 생각도 잠시 해봤습니다 그러나 갈길이 아직 남았습니다
남산...
남산에서는 길안내가 거의 없어 얼마나 해맸는지 모릅니다 바닥에 표시도 없고
안내자가 있는것도 아니고
앞사람 쫒아가는데 자꾸만 놓치고, 멀어지고, 목이 타고, 지치고 하니 짜증이 납니다
겨우겨우 쫒아올라가니 거기도 성지가 있네요
이제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고 하니 기분은 들뜨지만 지금은 목이 너무 타서
뭐라도 마시지 않으면 쓰러질거 같아 음료자판기에 돈을 넣고 버튼을 누르니 죄다
품절이고 돈을 도로 토해내길 몇번하니 짜증나서 그만두니 같은 일행들은 출발하려 합니다
여기서 놓치면 길잃어버리기 딱 좋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다와서 인지 어찌나 빨리 가는지 금새 달아나버립니다
길잃어도 좋으니 따라가길 포기하고 혼자 걸어가며 지나가는 사람에게
명동성당 가는길 물어물어가며
성당 근처에 오니 성지순례옷을 입은분이 성당까지 안내를 해줍니다
성당에 오니 신자들이 오고가며 다들 쳐다봅니다 그지같은 몰골로 많은 사람의
이목을 받으니 쑥쓰럽네요
근사한 시상식에서나 나올듯한 레드카펫을 밟습니다
힘들고 아프고 배고프고 졸리고 지친 긴 여정이지만 결국은 끝을 찍었습니다
혼자였다면 절대 완주하지 못했을 이번 순례길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완주할 수 있게 같이 달려주신 이순기님 염태경님 나건호님께 특별히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중간에 말동무 해주신 많은분들...아 또 한강에서 진통제 주신 분!!
정말감사드립니다
왜 달리기를 시작했던가 왜 난 성지순례길을 달렸는가..
07년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에 신장기증 의사를 밝히고 댓가없는 순수기증으로
낯모르는 이에게 신장을 기증한후
일상생활을 하던중 인천의 경인지역 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엽서가 왔습니다
인천국제마라톤....
운동을 해본적도 없는 내가 마라톤이라니...달리기를 죽도록 싫어하고
땀나고 숨차고 힘들고 출발전의 두근거림이 그렇게나 싫어
달리기를 몸서리 치게 싫어했었는데 호기심도 들고
기증후에 몸상태도 확인할겸 3달을 홀로 연습해 첫도전이자 첫풀코스인
인천국제마라톤에 완주를 한게 나의 마라톤 입문 계기입니다
완주함으로써 기증하고도 후유증없이 건강하다는걸 알리기 위해
풀코스 100회완주를 1차 목표로 부지런히 달리고 있습니다
중간에 울트라의 매력에 빠져 성지순례까지 하게되었구요
성지순례222키로도 무사히 완주했고 앞으로 더 힘든 여정이 남았으니
오늘은 잠시 쉬고 또다시 건강함을 증명하러 가야겠습니다
여러분 2일밤을 지새다보니 정이 들었습니다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주로에서 보면 인사도 하구요
사진이 나왔네요




















일시 : 2012년 4월27~29일 출발시간:20:00
코스 : 222km (울트라-3회완주)
기록 : 39시간 : 52분
배번 : 8102
먼저 달릴 수 있게 대회를 주최해주신 분들과 자원봉사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달린 많은 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성지순례대회를 참가하기위해
보름전에 청남대 100킬로를 달렸고 일주일전에는 춘천에서 풀코스를
연달아 달리며 나름 착실히 연습을 했습니다
100킬로야 뭐 그럭저럭 달리겠지만 222킬로는 심히 부담스러운 거리가 틀림없는
사실이죠 또한 길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불안감까지 더해지니
접수신청한게 옳은 판단인지 잠시 생각해봅니다
경험해 보지 못한 그 어떤 막연한 두려움과 한없이 긴 거리의 부담감들이
대회 일주일 전부터 계속 머릿속을 빙빙돕니다
어쨋거나 대회 날은 다가왔고 이제와서 되돌리기도 힘든 일이 되버렸으니
천상 달려야죠.
모임 장소는 명동성당...
대회 2시간 전에와서 너무 빠른가 했는데 이미 많은 분들이 오셨네요
잠시 놀랬습니다
대회때 얼굴 뵌분들도 몇몇 계시고 아는 분들과도 인사를 나누며
긴장감을 조금씩 누그러뜨립니다
몸을 풀고 이제 대장정의 시작을 해야합니다
부상없이 완주만 하자고 마음 다잡고 앞사람들을 따라 갑니다 그런데
초반부터 설사 나올 사람처럼 왜케 빨리들 가시는지 길모르는
저같은 사람들은 따라가느라 숨이 꼴딱넘어갑니다
지하차도를 건너 인도를 달리고 횡단보도를 가로지르면서
복잡한 인파를 벗어나 달리기 좋은 한강코스로 접어듭니다
초반이라 여유 있어서인지 옆의 일행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앞으로 겪을 여정에대한 궁금증도 물어보고
좋은 이야기도 듣습니다
그럭저럭 풀코스 거리는 왔습니다
수리산...
그곳에서 떡을 받아들고 사진한방 박으래서 한방박고
험한 산길을 준비합니다
떡을 받을까 말까 망설였습니다 먹으면 체할거 같고 안받으면
나중에 허기질거 같고 고민하다 일단 한두입 베어 물었는데
넘어가질 않습니다 한입만 떼먹었으니 반납할게요...할 수도 없어
가방에 챙겨넣고 산길을 씩씩 거리며 오릅니다
지금까지 달리면서 험한 언덕은 경험해봤지만 진짜 산을 올라본적은 없습니다
포장된 도로만 달려봤지 이런 돌뿌리 산을 언제 달리면서 와봤던가...
풀코스 거리를 달리고 산을 오르는데 앞사람들은 자꾸 멀어져 갑니다
산속에서 길잃어버리면 어쩌나 걱정이 들어 있는 힘을 다해 쫒아가는데도
벌써 시야에서 불빛은 사라졌습니다 뒤돌아봐도 불빛은 없고
홀로 산속을 가노라니 어느샌가 많은 분들이 제앞을 쑥~ 지나갑니다
제겐 험한 산의 언덕보다 내리막이 더 문제인거같습니다
내리막이라 속도를 내다보면 자칫 발목이나 무릎이 망가질거 같은데
다들 신속하게 하산하는 모습에 과연 성지순례대회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칭 첫번째 관문이라 할 수있는 수리산을 무사히 넘어와서 또다시 달립니다
두번째는 청계산이란 (돌이켜보면 제일 힘들었던) 놈과 만납니다
힘이 많이 빠진 상태에서 경사도도 수리산보다 높은거 같고
제법 거리가 있어 투덜투덜거리며 한쪽 무릎을 올릴때마다 양손을
무릎에 포개며 나름 힘을 덜 들인다고는 하지만 힘들긴 마찬가지입니다
청계산을 오르면서 희붐하게 동이 터오는걸 느낍니다
저 언덕을 오르면 정상이겠지 생각하고 오르면 잠시 내리막이 나오는가 싶더니
또 언덕..ㅠ
징글징글한 산을 다 오르니 성지근처에서 인증샷 한방 찍으래서 또 한방박고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앞사람 놓칠까봐 무리하게 내려간게 화근이었습니다
내 페이스보다 조금 빠른 하산길에 발목에 조금 무리가 온거같습니다
청계산을 완전히 벗어나니 같이 달리던 일행의 모습은 전혀 시야에 안잡힙니다
홀로 길을 찾으며 앞사람의 행적을 쫒아가노라니 저~멀리 몇몇이 달립니다
그 무리에 속하려 안간힘을 쓰며 달려가니 어디서 나들이를 오셨는지
아니면 제가 불쌍해 보였는지 친절하게도 커피를 주십니다 응원도 해주시고
평소엔 안마시는 커피지만 감사한 마음에 달게 마시며 앞사람을 쫒아갑니다
그때 가방속에 떡이 새삼 무거워 먹어버릴까 고민하다
그냥 버리기로 작정하고 "죄송합니다"고 외치며 버렸습니다
못먹고 굶는 사람도 많거니와 나또한 굶고 자란 기억이 있기때문에
음식 버리는걸 극히 싫어하지만 그때는 그게 최선의 방법같았습니다
떡과 장갑 기타 나부랭이들을 정리하고 가방을 다시매니 진짜
무게가 절반으로 줄어들어 날아갈거같은 느낌입니다
부지런히 달려 드디어 일행속에 합류합니다
이제 좀더 달리면 세번째 난관이자 밥나오는곳인 남한산성입니다
군대있을때 사고치면 남한산성간다는 말을 듣곤했는데
말로만 듣던 그 사고친 자들이 있는 그곳을 향하는데 날은 덥고 인파들은 북적거리고
언덕은 왜이렇게 높은지 먼곳을 보면 아득해져 그냥 바닥만보며
오릅니다 지치긴 했지만 이제 곧 밥을 먹는다 생각하니 아주 쬐끔 힘이 납니다
그리고 얼마가니 진짜 밥나오는 곳이 나옵니다 출발전에 자봉하시는
사모님께서 내일 밥먹으러 오라고 하셨는데 저를 알아보시더군요
인사를 드리고 밥을 먹습니다
그리고 천막에선 시각장애인이기도하고 달림이이기도한 그분들이
맛사지 봉사를 하러 오셔서 덕분에 아주 호사를 누렸습니다
땀으로 더러워지고 냄새나는 몸을 만지게 해서 참 죄송스럽고 민망했지만
웃으며 괜찮다는 말씀에 그들에게 몸을 맡기며 피로를 풀고 한시간을 쉬었습니다
다시 출발하는데 발목상태가 좋질 않아 그때부터 붕대를 감고 달립니다
계속된 내리막이지만 발목이 아파 평지보다 더 천천히 달리며
갈때까지 가보자 어차피 222킬로는 완주못해도 100킬로 이상은 왔으니
아쉬움은 없고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오히려 홀가분해졌습니다
같이 달리는 일행중에 염태경님께서
제 몸상태가 걱정이 되시는지 진통제를 먹어보는게 어떻겠냐고 하시는데
약을 잘 먹지않는 저는 처음에는 그냥 달려보겠노라 말하고 달렸습니다
몸이 지쳐 잠시 쉬면 어느정도 회복이라도 되는데 이런 통증은 쉰다고
회복이 안될뿐더러 오히려 달릴 수록 악화가 되어
참기 힘들어 그럼 약있으면 약좀 달랬더니 진통제 2알이랑 다른 약 2알
총 4알을 한번에 먹는데..
과연 이런 약 나부랭이가 효과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약을 먹고 한 20분여를 달리는데 아니 이런
통증이 사라졌습니다..ㅋㅋㅋㅋ
이 무슨 마법입니까
절룩거리며 달리는 반 환자가 멀쩡하게 바른자세로 달리다니요,,,
신통해 죽을지경입니다 어쨋든 약을 먹고 통증도 없어지니
다시 신나게 달립니다~
좀만 더가면 천진암이 나오고 앵자봉이란곳이 나온답니다
앵자봉 이녀석 이름이 제법 귀엽다는 느낌이 듭니다
천진암에서 밥을먹고 발에잡힌 물집을 터트리며 이번대회의 4대 난관중에 마지막인
귀여운 앵자봉을 남겨두고 터덜터덜 걸어갑니다
완주후에 느낀거지만 앵자봉은 난이도가 가장 낮은거같습니다 가파른 언덕보다는
긴 등산로같은 느낌...앵자봉정상에 오르니 바람이 상쾌하게 불고
산아래 펼쳐진 풍경이 눈에 들어오며 오른쪽으로는 양평 왼편으론 여주라고 써있습니다
여주쪽으로 내려갑니다
산을 거의다 내려올 쯤에 해가 늬엿늬엿 넘어가고 있습니다
출발한지 거의 24시간 지난거 같습니다
산밑에 계곡을 건너 근처 식당에서 칼국수를 사먹고 다시
남은 거리를 향합니다 이제는 험한 난코스는 모두 물리쳤고
앞으로는 거의 평지라는 전년도 참가자의 말에 왜이렇게 신나던지...
멀어도 좋으니 제발 산만 넘지 않았으면....
그런데 평지라도 약기운이 다했는지 잠깐 앉아서 쉬면 발목이 다시 아파
염태경님께 또 진통제 구걸을 하며 2알먹고 약기운이 빨리 오길 바랬지만
처음먹었을때의 마법은 없었고 통증이 가시질 않습니다
한 30분이 지났을때야 비로소 그 마법이 찾아옵니다
성지에서 떡과 건포도 물보충도 하고 (이번에는 떡은 먹고 건포도는 가방에 챙겨넣었습니다)
앞 코스의 이야기를 들으니
예전에는 철길이었는데 지금은 자전거길이라고 대략 20키로 정도 되며
거의 평지라는 말에 안도감을 느낌니다
그 밤중에 자전거타는 인파는 없어 성지순례자들의 독차지로 4열 3열 자유분방하게
활개치고 달립니다 그런데 험한 산길을 다 이겨내서인지
평지라 밋밋하고 지루하고 졸립습니다
얼마나 졸린지 어떤이는 길가의 벤치에서 눕기도 하네요
자전거길을 달리는 중에 옆의 이순기님께서 울트라 마라톤을 하려면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지금까지 대충대충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대회를 참가하곤 했는데
절대 가볍게 넘길 말이 아니어서 약간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잘 달리는 이유가 철저한 분석과 경험을 토대로하는 정보
응급시의 대비책 모든게 철저해야 부상없이 완주하는데
그런거 전혀 생각지도 않고 길 잃어버릴까하는 걱정만 한게
제가 생각해도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많은 것을 느낀 대회인거 같습니다
쓴소리의 불쾌함이 아니라 깨닫지 못한 자각에서 오는 뒤늦은 반성...
지루하고 졸린 자전거 길을 지나 미사리를 지나고
한강변으로 접어듭니다
한강변은 제가 풀코스 달릴때 자주 달린 코스이고 나름 알고 있는 코스라
안도감과 반가움이 듭니다 제 기억으론 작년 소아암대회때
성지순례자들을 본적이 있습니다
오늘도 한강에서는 서울고등학교 동문 마라톤과 과천마라톤(전년도 연대별시상자)
이 있나봅니다 몇몇사람들은 우리 순례자들을 응원하시고 음료도 주시니
힘이 납니다 역시 응원과 격려는 지친몸에 특효약이 맞는거 같습니다
잠수교를 건널때는 바람이 어찌나 시원한지 돗자리 깔고 잠이나 한판 시원하게 잤으면
하는 생각도 잠시 해봤습니다 그러나 갈길이 아직 남았습니다
남산...
남산에서는 길안내가 거의 없어 얼마나 해맸는지 모릅니다 바닥에 표시도 없고
안내자가 있는것도 아니고
앞사람 쫒아가는데 자꾸만 놓치고, 멀어지고, 목이 타고, 지치고 하니 짜증이 납니다
겨우겨우 쫒아올라가니 거기도 성지가 있네요
이제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고 하니 기분은 들뜨지만 지금은 목이 너무 타서
뭐라도 마시지 않으면 쓰러질거 같아 음료자판기에 돈을 넣고 버튼을 누르니 죄다
품절이고 돈을 도로 토해내길 몇번하니 짜증나서 그만두니 같은 일행들은 출발하려 합니다
여기서 놓치면 길잃어버리기 딱 좋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다와서 인지 어찌나 빨리 가는지 금새 달아나버립니다
길잃어도 좋으니 따라가길 포기하고 혼자 걸어가며 지나가는 사람에게
명동성당 가는길 물어물어가며
성당 근처에 오니 성지순례옷을 입은분이 성당까지 안내를 해줍니다
성당에 오니 신자들이 오고가며 다들 쳐다봅니다 그지같은 몰골로 많은 사람의
이목을 받으니 쑥쓰럽네요
근사한 시상식에서나 나올듯한 레드카펫을 밟습니다
힘들고 아프고 배고프고 졸리고 지친 긴 여정이지만 결국은 끝을 찍었습니다
혼자였다면 절대 완주하지 못했을 이번 순례길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완주할 수 있게 같이 달려주신 이순기님 염태경님 나건호님께 특별히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중간에 말동무 해주신 많은분들...아 또 한강에서 진통제 주신 분!!
정말감사드립니다
왜 달리기를 시작했던가 왜 난 성지순례길을 달렸는가..
07년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에 신장기증 의사를 밝히고 댓가없는 순수기증으로
낯모르는 이에게 신장을 기증한후
일상생활을 하던중 인천의 경인지역 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엽서가 왔습니다
인천국제마라톤....
운동을 해본적도 없는 내가 마라톤이라니...달리기를 죽도록 싫어하고
땀나고 숨차고 힘들고 출발전의 두근거림이 그렇게나 싫어
달리기를 몸서리 치게 싫어했었는데 호기심도 들고
기증후에 몸상태도 확인할겸 3달을 홀로 연습해 첫도전이자 첫풀코스인
인천국제마라톤에 완주를 한게 나의 마라톤 입문 계기입니다
완주함으로써 기증하고도 후유증없이 건강하다는걸 알리기 위해
풀코스 100회완주를 1차 목표로 부지런히 달리고 있습니다
중간에 울트라의 매력에 빠져 성지순례까지 하게되었구요
성지순례222키로도 무사히 완주했고 앞으로 더 힘든 여정이 남았으니
오늘은 잠시 쉬고 또다시 건강함을 증명하러 가야겠습니다
여러분 2일밤을 지새다보니 정이 들었습니다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주로에서 보면 인사도 하구요
사진이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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